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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78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 학교에서 제작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서 허가영 감독(29)의 ‘첫여름’이 1등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첫여름’은 8월 극장에서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칸영화제 수상 감독으로서 첫 여름을 보낸 허씨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여름’의 주인공은 70대 여성 노인 ‘영순’. 카바레(무도회장)에서 춤을 추다 만난 애인 ‘학수’의 연락이 갑작스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사업직군 레 끊겨 애가 탄다. 손녀의 결혼식을 하루 앞둔 날, 학수의 아들로부터 그의 죽음과 다음날 49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영화는 영순의 사랑과 욕망,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있는데 없다고 생각하는 것 혹은 알지만 모른 체하고 싶은 것이 노인의 사랑 아닐까. 20대 감독이 근 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이를 이야 개인파산신청전문 기하게 된 데에는 그의 외할머니가 있다.
“할머니와 교류가 많진 않았어요. 대학 때 노인복지론 수업을 들으며 과제로 할머니를 인터뷰하게 됐죠. 할머니가 ‘내가 남자친구가 있는데 요즘 연락이 잘 안된다, 걱정으로 잠이 안 와서 수면제를 먹는다’고 하는 거예요. 춤을 추러 다닌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어요. 충격적이었어요. 그때까지는 노인의 품목수 연애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때의 강렬한 기억은 수년 뒤 ‘첫여름’으로 되살아난다. 허씨가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신경 쓴 것은 진정성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내용을 다루는 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카바레에 방문해 수많은 노인을 직접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곳곳에 효율성 스며 작품을 더 생생하게 만들었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허씨는 2024년 2월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영화를 공부한 지는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10대 때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독의 자질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스스로를 사회의 이방인이라고 느끼던 청소년 시절, 글을 쓰며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놨고 이를 영상으로 만들 유한책임대출제도 어 공모전에 출품하곤 했다. 대학생 땐 노동과 빈곤 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밴드 활동도 열심히 했다.
“예술을 하고 싶으면서 동시에 예술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어요. 영화는 엄청난 자본과 노동력이 투입돼 만들어지지만 사회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은 미약한 것 같았거든요. 20대 후반이 돼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역시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어려서부터 영화감독을 꿈꾸지도 않았고,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도 아니에요. 글과 음악이 포함된 종합예술, 사람들과 부대끼는 공동작업이라는 점 때문에 영화를 선택하게 됐어요.”



‘첫여름’ 칸영화제 포스터.


허씨가 상을 받은 칸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엔 전세계에서 2679개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6편을 칸에서 상영하고 3순위까지 발표한다. 칸에 초청됐을 때도 1등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1등으로 이름이 불렸을 때 받아들이기 힘든 거대한 것이 몰려온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상만큼이나 허씨를 기쁘게 했던 건 관객의 반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49재, 트로트, 노인의 말투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외국인 심사위원과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 늙어감, 죽음이 지닌 보편성은 문화를 초월해 감동을 전달했다. 한국에서 개봉하고 나선 “할머니가 아닌 한 여자의 삶을 이해하게 됐다”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보러 갔다”는 평이 허씨에게 큰 보람을 안겨줬다.
이 젊은 감독에게 칸이 준 상은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상의 무게만큼이나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지만 ‘내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큰 힘이 된다.
“다음 작품으로 50대 여성 베이시스트를 다룬 이야기와 정육점에서 임신 중단 약을 몰래 파는 10대 후반 여성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어요. 사회가 주목하지 않는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건져 올리는 연출자가 되고 싶어요. 물론 모든 감독이 그러하듯 많은 관객이 찾아주길 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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